(기고) 안보는 좌우 이념 문제 아닌 '국민 생명·국가 존망' 걸린 중대 문제

권영화 전 평택시의회 의장

클릭평택 이석구 기자 /   ·

 

유월 호국보훈의 달과 6·25전쟁 72주기를 맞아 우리는 평화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애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에 되새겨야 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전쟁을 지켜보며 평화와 안보는 나라를 지켜주는 안전벨트와 같다는 것을 느낀다.

 

환갑이 넘어 해질녘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본다.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는 원평나루에서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눈 앞에 펼쳐진 군문교를 바라본다. 

 

훈련을 위해 군수 물자와 미군 병사들을 싣고 평택역과 캠프험프리스를 잇는 군문교를 줄지어 지나가던 군용 트럭과 탱크 행렬이 떠오른다. 

 

6·25전쟁 이후 보릿고개로 국민들이 먹고 살기 어려운 때였던 1960년대 70년대 어린 시절, 반공이라는 슬로건 아래 애국정신이 강조되었고 남과 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때면 군문교 위 행렬은 더욱 분주해졌다.

 

안보란 외부의 위협이나 침략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국내외의 각종 군사, 비군사적 위협을 사전에 방지하고 만약의 사태에 적절히 대처하는 국가안보,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문화안보, 그밖에 식량안보, 경제안보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안보는 없다.

 

지난 역사를 유추해보건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정세는 열강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던 100여 년 구한말과 다른 것이 없다. 

 

현재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4강의 각축장이 되고 있고 그 중심에 평택이 있다.

6·25전쟁 이후 시민들과 함께해온 미군은 용산 시대를 마무리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를 평택에 마련했다. 

 

잘 알다시피 미군은 캠프험프리스를 확장해 군의 90%를 집중시킴으로써 군의 효율적 유지를 도모했다. 

 

지난 1990년대 한·미 기본합의서와 양해각서 체결을 시작으로 2005년 평택에 이전 부지 349만 평을 확보하고 조성을 완료해 현재 용산 미8군 사령부와 미2사단 등의 이전이 끝난 상태다. 

 

이제 명실상부 주한 미군의 평택 시대, 캠프험프리스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미군 기지 외에도 평택에는 서해안 해상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해군 2함대를 비롯해 경기도 유일의 국제항인 평택항과 국가산업단지는 물론 최근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방문한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어 평택이 대한민국 군사안보와 경제안보의 중심이자 평화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웅변해주고 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소중한 생명을 희생한 선조들을 기리고 과거 전쟁의 교훈을 가르치는 안보교육은 장려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적대감을 주입시키고 폭력적 군사주의를 강조하는 구시대적 전쟁교육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어린이, 청소년, 성인에게 필요한 것은 존엄성과 다양성, 관용과 연대, 민주적 가치와 권리, 평화적 상상력이며 안보교육은 이들이 민주적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안보는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니며 온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망이 걸린 중대한 문제다. 그런 만큼 평택시민 모두 안보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데 다 같이 노력하길 바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말하고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나라를 지킬 힘이 없으면 평화를 영위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한 예로 우리 민족의 융성한 기상을 펼쳤던 고구려를 말하고 싶다. 

 

고구려 미천왕 때에 사회의 안정과 국력이 왕성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대외 정복활동을 펼쳐 낙랑군과 대방군을 정복하고 요동과 북만주를 장악하였으며 주변 나라들과 다각적인 외교 관계를 맺으며 평화 관계가 지속되었던 고구려의 역사가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한반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6·25전쟁 정전협정 69주년을 맞는 올해에도 남과 북은 아직 전쟁 중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역사를 통해 우리 영토의 상실과 회복, 우리 민족성의 상실과 회복 등을 배워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안보 상황과 역사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 간의 치열한 신경전, 일본의 경제 보복과 중국의 심상찮은 대북 지원,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 등 대내외적 위협에 경각심을 가지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안보 상황을 정확히 인지해 국가관과 안보관을 새롭게 다져야 할 때다. 

 

평택이 진정한 평화와 안보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평화와 안보의 중심인 평택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나라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당신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으라.”라고 말했다. 

 

나라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우리 스스로 작은 일에서부터 나라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이 말에 공감하면서 필자 역시 안보 정신을 늘 마음에 새기며 57만 평택시민의 대표자 중 한 사람으로서 평택시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

 

12년의 의정 생활 동안 제6대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직, 제7대 평택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직, 제8대 평택시의회 의장직을 수행했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평택시 농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의 3농 정책에 부합하는 평택시 농업인의 일원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그동안 필자를 아껴주시고 돌보아주신 시민과 농업인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포토라인

더보기